[건강칼럼] 마음의 그늘 육체의 흉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4-11-15 00:00
입력 2004-11-15 00:00
운명도 성형이 가능할까? 얼마 전, 손금 성형에 관한 보도를 접하고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이 얼마나 팍팍했으면 손바닥에 흉터를 만들어 운명을 전복시키려 할까. 그 손금 성형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흉터를 만드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흉터를 감추거나 지우려고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재미있었다.

흉터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외형의 흉이 마음의 흉으로 옮아간 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좋은 치료법들이 많이 개발돼 얼마든지 그 ‘마음의 그늘’을 지울 수 있다. 흉터는 피부 진피층과 피하지방층에 생긴 상처가 피부에 남긴 흔적을 말한다. 종류도 칼로 베인 자국, 마마나 수두, 여드름 자국, 화상 후 울퉁불퉁하게 남은 흉터 등 종류도 많다. 치료 기술이 낙후했던 과거에는 흉터를 치료해도 병변의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술없이도 흉터를 치료할 수 있는 레이저나 화학박피술 등이 도입돼 흉터 고민을 덜어준다.

화학적 박피술은 TCA 등 약품을 흉터 부위에 발라 건강한 새 살이 차오르도록 하는 흉터 치료법이다. 레이저 시술은 파장이 다른 각각의 레이저가 멜라닌색소, 혈색소, 콜라겐 등 피부의 특정물질에만 반응한다는 특성을 활용한 치료법이다. 흉터 치료에는 고출력 탄산가스 레이저와 어븀야그 레이저가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고출력 탄산가스 레이저는 피부 진피층에 있는 변형된 콜라겐 섬유의 재생능력을 향상시켜 피부 탄력을 증가시키고 새 살이 올라오도록 하는 데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최근에는 브이스타나 브이빔같은 혈관 레이저를 이용해 켈로이드나 비후성 반흔 등을 치료하기도 한다.

사실, 흉터의 문제는 상당 부분 마음에 있다. 좋다면 흉터도 만드는 세상에, 작은 흉터 쯤 잊고 사는 것도 괜찮다. 별것 아닌 작은 흉터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몸의 흉보다 마음의 흉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원장
2004-11-15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