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42)-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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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7-22 00:00
입력 2004-07-22 00:00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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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에 대한 공자의 칭찬은 특히 안영의 탁월한 외교술에 있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역시 ‘안자춘추’의 ‘내편잡하(內篇雜下)’에 나오는 안영의 이 일화를 통해 공자는 안영을 한 마디로‘훌륭하도다.(善哉)’라고 극찬하고 있는 것이다.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진나라의 평공(平公)은 제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다.진나라의 평공은 먼저 대부 범소(范昭)를 제나라에 보내 제나라의 상황을 탐색하게 하였다.범소가 제나라에 도착하자 경공은 연회를 베풀었다.연회가 무르익자 범소는 임금이 마시는 술잔을 감히 달라고 청하였다.경공은 내심 진나라를 두려워하고 있었으므로 범소에게 술잔을 내려주었다.

범소는 경공이 내린 잔에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더니 다시 빈잔에 술을 가득 따라 경공에게 돌려주며 말하였다.

“전하께 마음을 담아 술잔을 바치오나이다.”

이를 본 안영은 자신이 먼저 나서 잔을 가로챈 후 시종에게 명령하였다.

‘새 잔을 전하께 바쳐 드려라.’

이를 본 범소는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은 후 벌떡 일어나 제나라의 태사(太師)에게 말하였다.

‘천자의 음악을 연주토록 하시오.’

범소는 웃으며 말하였다.

‘그러면 신이 전하를 위해 춤을 추겠소이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태사가 머리를 흔들며 말하였다.

‘저희 제나라에서는 천자의 음악을 연주할 수 없습니다.’

범소는 진나라로 돌아와 평공에게 자세히 보고하며 말하였다.

‘제나라를 함부로 공격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인가.’

의아한 표정으로 평공이 물었다.이에 범소는 대답하였다.

‘제나라에는 안영과 태사와 같은 훌륭한 신하들이 있습니다.따라서 제나라를 공격하여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훗날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안영의 뛰어난 외교술에 대해서 한마디로 이렇게 칭찬하였다.

“참으로 훌륭하도다.”

그런 후 공자는 안영을 이렇게 평가하였다.

“술잔과 도마 사이를 벗어나지 않고 천리 밖을 알았으니,이는 안자를 두고 말하는 것인데,가히 적을 물리쳤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夫不出樽俎之間 而知千里之外 晏子之謂也 可謂折衝矣)”

준조(樽俎).

이는 ‘술잔과 도마’란 뜻으로 연회를 비유하는 말이고,‘절충(折衝)’은 ‘적을 제압하여 승리하다.’는 뜻이므로,공자는 안영의 ‘무력을 쓰지 않고서도 담판을 통해 상대방을 굴복시킨’ 외교술에 대해서 극찬하고 있었던 것이다.

‘준조절충’이란 고사성어는 이처럼 안영의 탁월한 외교술에서 비롯된 말.안영의 외교술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명심하여 가슴 속에 새겨야할 교훈일 것이다.그 무렵 오늘날의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 진나라를 상대로 ‘술잔과 도마 사이를 벗어나지 않고 천리 밖을 알았던’ 안영.정당하면서도 당당한 외국과의 교섭을 통해 대외압력을 이겨낸 안영의 태도는 반드시 우리들이 본받아야할 자주정신인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통치술과 외교술이 탁월한 안영에 대해 딱 한번 공자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적이 있었다.이는 공자가 ‘정치를 하는데 있어 어찌 살인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爲政焉用殺)’라고 말하였던 내용과 상반되는 행동을 안영이 실행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2004-07-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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