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본색?-김하늘
수정 2004-02-20 00:00
입력 2004-02-20 00:00
“일단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고 여자배우로서 주영주라는 캐릭터가 욕심이 났어요.사기꾼과 멜로성 등 여러 요소가 섞인 인물이어서 작정하고 더 망가져 보기로 했습니다.”
더 망가졌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싫은 기색은 아니다.한가지 이미지의 연기자로 제자리걸음을 하지 않겠다는 다부진 의욕은 이미 ‘동갑내기‘에서 검증됐다.
●암팡진 사기꾼에 야시시한 백댄서까지
그러다 제자와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로망스’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인 그녀의 연기는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동갑내기‘에서 완전히 달라졌다.부잣집 망나니 아들의 과외교사로 들어간 수완으로 등장해 술 마시고 속을 게우는 등 연이어 망가지는 캐릭터로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이번엔 사기꾼이 되려고 최대한 몰입했다.”는 그녀에게 이번 배역이 ‘동갑내기‘와 분위기가 비슷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엔 코믹연기라 같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캐릭터가 약간 달랐어요.‘동갑내기‘가 주눅 드는 역할이라면 ‘그녀를‘은 주눅 주는(?)캐릭터여서 편하고 유리해서 맘껏 연기했어요.”
●‘빙우’에서 다시 청순가련형으로
이 말에서 그녀가 아직 이미지를 한 곳에 가두지 않겠다는 다부진 심중이 느껴진다.“아직은 코미디다 멜로다 어느 한쪽에 어울린다는 수식어를 달고 싶지는 않습니다.둘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주어지는 배역을 충실히 연기하려고 합니다.”
●코미디·멜로 한쪽에 가두고 싶지 않아요
이어 한동안 텔레비전 출연이 뜸한 것과 관련,“당장은 공포영화 ‘령’ 촬영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 출연 계획은 없어요.하지만 방송은 매력있는 매체여서 여전히 관심은 많습니다.”라는 말에서 억척스러운 ‘연기 욕심’이 느껴졌다.그러나 그 욕심은 그녀의 얼굴만큼 밉게 보이지 않는다.
2층에서 밧줄을 타고 집을 몰래 빠져나오는 장면도 와이어 없이 직접 찍었다는 그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어떻게 비쳐질지는 모르겠어요.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가능성 있는 배우로 보였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청순한 멜로 주인공에서 코미디로,심리 공포물로,….더 완전한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김하늘의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지고,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이종수기자 vielee@˝
2004-02-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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