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심사 현역 입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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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2-04 00:00
입력 2004-02-04 00:00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현역의원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천(私薦)’논란 2라운드로 접어들 조짐이다.공천자 압축과정에서 배제된 인사들은 공정성 보장을 위해 위촉된 외부 심사위원들이 ‘정보 부족’ 등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인사는 “공천심사위 구성 초기 공천의 큰 원칙 등을 정할 때는 강혜련 교수 등 외부인사들의 목소리가 컸고,이들이 회의를 주도해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지역구 심사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인사는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사정이나 현지의 정치흐름을 거론하면서 장황하게 특정인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외부 심사위원이 특별히 문제점을 제기하기 어렵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예컨대,“‘○○지역은 △△산을 기준으로 북쪽은 아무개씨 종친회가 여론주도층을 형성하고 있고,남쪽으로는 아무개 고교 출신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어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후보는 누구뿐이다.이 사람으로 정하자.’고 하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수도권 같으면 “‘○지역에서 가장 큰 조직을 갖고 있는 모씨가 협의회장인 아무개와 돈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 협의회장이 밀고 있는 누구는 배제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나올 때 외부 심사위원들은 이를 검증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몇몇 외부 심사위원들이 소수 의견을 낼 때는 약간의 논쟁을 거쳐 다수 의견이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곤 하지만,현역의원들이 소수 의견을 낼 때는 논쟁 끝에 결과 발표가 보류되더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당에서는 이미 “영남지역 공천은 누구,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누가 가장 입김이 세다더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당 공천심사위는 후보자 토론을 통해 공천 유력자를 단수로 뽑는 방식이 문제가 되자,이를 수정키로 했다.한 심사위원은 “토론회는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후보자를 찾아내는 방식 정도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2004-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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