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계열사 ‘카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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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1-30 00:00
입력 2004-01-30 00:00
신용카드사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 실적에 큰 짐이 되고 있다.

지난해 탄탄한 경영실적을 보인 삼성의 전자계열사들마저 ‘카드의 덫’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43조 58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7조 1900억원,순이익 5조 9600억원을 기록했지만 삼성카드 지분법 평가손이 7356억원에 달했다.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주식 보유율은 56.1%로 삼성전기 22.1%의 2.54배다.

지분법 평가손은 피투자기관의 손실을 의결권이 있는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투자회사가 손실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매출 12조 8900억원과 영업이익 2조 6300억원은 각각 분기 사상 최고였지만 평가손 등을 반영한 순이익 1조 8600억원으로 역대 세번째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이 통합해도 지분이 60%를 유지하고 1조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통합법인이 계속 적자를 낸다면 지분법 평가손에 대한 부담을 떨어내지 못하게 된다.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삼성카드를 이른 시일내에 정상화시켜서 지분을 점진적으로 처분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삼성전기는 영업이익을 내고도 카드때문에 손실을 기록해야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3조 4703억원의 매출과 7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2192억원의 적자를 냈다.삼성카드 지분법 평가손이 무려 2896억원에 달한 탓이다.다행히 다음달부터는 카드 지분율이 떨어져 평가손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LG카드의 경우 지분법 평가손을 적용받는 2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가 없어 평가손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출혈’은 더 직접적이다.

지난 27일 LG카드가 발행한 기업어음(CP) 500억원어치씩을 사기로 결의한 LG석유화학,LG상사,LG건설의 주가는 28일 각각 4.05%,3.30%,2.81% 하락한데 이어 29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LG건설만 전날보다 1.16% 회복했다.

LG는 이에 앞서 지주회사인 ㈜LG가 3000억원,LG와 LG전선그룹 개인 대주주가 1000억원,LG이노텍이 500억원을 카드에 지원했다.앞으로도 계열사들이 2000억원의 LG카드 CP를 추가로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카드의 악몽’에 시달려야 할 판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2004-0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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