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흥업소가 중고생 일터 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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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2-30 00:00
입력 2003-12-30 00:00
청소년의 고용은 물론 출입도 금지돼 있는 유흥업소에서 전국의 중·고등학생 약 2만명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노동부가 지난 5∼6월 전국 중·고생 3만 68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22.1%가 지난해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고 이들 중 2.4%인 193명은 유흥업소에서 일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중·고생들이 학비와 용돈조달,사회경험 축적을 위해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야 권장해도 좋을 것이다.그러나 중·고생 아르바이트가 저임 등 부당노동 행위의 온상이 되고 청소년 유해환경 노출로 비행과 탈선을 조장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조사결과에 따르면 특히 유흥업소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34.2%가 하루 평균 여덟시간 이상 일했고 28%는 6개월 이상 1년 이내 상시 근로를 했다고 한다.학생의 본분인 학업이야 뒷전이었을 것이 뻔하고 비행의 유혹을 견디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실제로 많은 청소년들이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탈선의 길로 빠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이러고서야 어찌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건전하게 키운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겨울방학을 맞아 불법적인 청소년 아르바이트 고용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당국은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보다 적극적으로는 건전한 아르바이트 알선이나 불법행위 고발센터 등을 설치해 청소년 보호에 나서야 할 것이다.또한 청소년 보호는 당국만이 할 일이 아니다.모든 청소년이 내 아들 내 딸이란 심정으로 전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보자.
2003-12-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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