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목되는 감사원 카드 특감
수정 2003-12-08 00:00
입력 2003-12-08 00:00
감사원이 이번 특감에서 밝혀야 할 점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첫째는 조기경보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일이다.금융위기는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외환위기의 경험에 비추어 한번 위기가 발생하면 사후에 그것을 치유하기는 매우 어렵다.또 치유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큰 희생을 치러야 한다.이번의 카드 위기와 관련해서도 감독당국이 시장감시 기능을 제대로 했다면 위기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본다.이미 2002년 초쯤부터 카드사의 연체율이 치솟고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도 감독당국이 제대로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
둘째,카드 위기 발생 이후에도 당국의 대처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위기의 원인을 찾아내 근원적인 처방을 하기보다는 자금지원을 통해 그 고비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로 일관했다.지난 3월말 카드채 시장에 위기가 닥쳤을 때 부실 카드사의 통폐합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면 지금처럼 위기를 더 키우는 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특감을 통해 카드 정책 실패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주요 정책을 수립·집행함에 있어 정책담당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03-12-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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