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는 대선자금 수사/ 정치인 1~2명 거액모금 추가 포착 선봉술씨 돈세탁 혐의 사법처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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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2-04 00:00
입력 2003-12-04 00:00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으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거액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썬앤문그룹이 억대로 추정되는 불법자금을 여야에 제공한 단서가 포착된 것이다.

●썬앤문 비리 어디까지?

썬앤문 회장 문병욱씨는 측근비리와 불법대선자금 제공 양쪽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썬앤문은 이미 감세청탁 등과 관련해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국세청 간부 등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었다.그 과정에서 이광재 실장이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그러나 이번에 출국금지된 문씨가 정치권에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이에 따라 문씨는 불법선거자금 수사에서 또 하나의 핵심인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제2,제3의 최돈웅 있나

검찰은 SK에서 100억원을 받은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처럼 불법 대선자금 수수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치인이 1∼2명 더 있다고 밝혔다.검찰은 이들이 기업에서 거액을 모금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대선 잔여금이 지난해 말 선관위에 신고된 29억원을 넘어 수십억원 규모에 이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계좌를 캐내고 있다.한나라당 공식계좌 7∼8개를 추적한 결과,개인과 기업에서 낸 돈이 곧바로 당에 입금된 단서도 밝혀냈다.

●강금원-선봉술-최도술 수사

검찰은 전 장수천 대표 선봉술씨에게 돈세탁 혐의를 적용,사법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그러나 처벌 수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선씨는 창신섬유 회장 강금원씨로부터 9억 5000만원을 빌린 뒤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검찰은 이 돈 가운데 3억원은 강씨에게서 받은 게 확실하지만 나머지 돈의 출처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선씨가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자금법 적용이 어렵고 대가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되지 않는다.이 때문에 돈을 차명계좌로 받았다는 이유로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강씨와 선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한 권력형측근비리 유형과는 거리가 있어 개인비리에 치우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다.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강씨를 구속한 것은 수사종결이 아닌 수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검찰은 강씨가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에 20억원을 빌려준 것 외에도 몇몇 정치인들에게 수억∼수십억원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2003-1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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