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원 오빠 덕분에 학교성적 쑥쑥”수학·영어 무료 공부방 연 송파소방서 ‘선생님들’
수정 2003-11-29 00:00
입력 2003-11-29 00:00
화마(火魔)와 싸우는 힘든 업무 속에서도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는 고등학생들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는 ‘사랑의 소방서’가 있다.송파소방서는 지난달 13일부터 소방서내 소회의실에 야간공부방을 마련,관내 고등학생 6명에게 무료로 영어·수학 과외를 해주고 있다.
강의는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의무복무 중인 양일영(25·서강대 4년)상방,임성환(21·서울대 2년)·문정훈(22·시립대 2년)일방 등 3명이 맡고 있다.‘일방’과 ‘상방’은 군대로 따지면 각각 일병과 상병에 해당한다.
이들은 지난달 이상재(54) 소방서장이 공부방 운영을 구상한다는 얘기를 듣고 “의미있는 일을 해보겠다.”며 무료 과외를 건의했다.이 서장도 “대학에서 배운 공부 실력을 의무복무로 썩히지 말고 남을 위해 쓰는 게 좋겠다.”며 반겼다.
송파소방서측은 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인근 고등학교에 협조공문을 보내고 소방대원들이 직접 주택가에 광고전단까지 붙였다.이렇게 해서 모인 학생이 6명.양 상방 등은 평일 저녁 6∼8시 근무를 마치고 공부방에 모여 이들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다.이들은 모두 복무전 2∼3년씩 과외를 한 경험을 갖고 있다.양 상방은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재개발 지역의 한 공부방에서 1년반 동안 교사생활을 했다.임 일방과 문 일방도 입대전 ‘인기 과외교사’로 통했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이 아닌 송파소방서로 곧장 달려간다는 박지연(16·오금고 1년)양은 “시작한지 한달밖에 안됐지만,흥미조차 없던 수학과목에 점점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면서 “오빠같은 ‘소방대원 선생님’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고 좋아했다.송유경(16·오금고 1년)양은 “주입식이 아닌 원리 이해에 중점을 둬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 일방 등은 “힘든 ‘이중생활’이지만 가르치는 것 못지 않게 의욕에 넘치는 학생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아 보람이 크다.”며 활짝 웃었다.
이유종기자 bell@
2003-1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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