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년 동안 반복되는 학원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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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1-15 00:00
입력 2003-11-15 00:00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4일부터 서울의 강남과 서초 일대의 학원가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입시학원은 물론 보습학원,교습소,개인과외 등에 대해 수강료 초과징수,밤 10시 이후 교습활동,무자격 강사,정원 초과,수강료 미게시 등을 단속하겠다는 것이다.말이 학원 단속이지 사실상 학원을 문닫게 하겠다는 것이다.교육 당국의 학원 단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1980년 과외 금지령 이후 올해까지 24년 동안 해마다 틀에 박힌 듯 반복해온 연례행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학원 문제는 단속으로 해결되지 않는다.지금까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학원은 날로 번창해 왔다.통계청의 올 2·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가구당 사교육비가 13만 110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2.2%나 급증했다.학원을 다니지 않도록 만들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던가.학원 수요가 있는 한 단속은 ‘승용차 과외‘나 ‘별장 과외’와 같은 음성적 형태로 나타날 것이고 학원 단속에 대한 ‘위험 수당’까지 부담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갑자기 학원 단속을 하겠다고 나선 배경도 의아하다.엊그제 고교생들이 교육부와 간담회에서 학교 수업만으론 입시 준비가 어림도 없다고 폭로했다 해서 반작용으로 나온 결정은 아닌지 묻고 싶다.강남과 서초 일대는 등록된 학원같은 사교육 시설만 5331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모르다가 이제야 알았다는 것인가.학교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수준높은 학습에 대한 요구를 흡수하지 못한 채 벌이는 학원 단속은,24년 동안 그랬듯 교육행정의 국민 불신만 키운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해 둔다.
2003-11-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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