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급 의료법인’ 우후죽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3-10-31 00:00
입력 2003-10-31 00:00
“우리도 엄연한 의료법인입니다.”

의료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동네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의원은 3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으로,치과나 한의원도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 의원급들이 앞다퉈 의료법인화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우선 상대적으로 의사 개인 명의로 의원을 할 때보다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어서다.의사가 대표로 영업허가를 받으면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법인을 만들면 법인세를 내는데 소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평균적으로 법인세가 소득세보다 10% 정도 낮은 점을 노린 것이다.

또 하나는 법인을 만들면 의사가 아닌 비의료인도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5∼15명의 이사를 두는 조건 등만 충족시키면 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국내 의료법인은 모두 비영리법인으로 여기서 번 수익은 모두 법인에 재투자해야 하고 다른 곳에 전용할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도시지역에 위치한 의원을 중심으로 법인화가 늘고 있다.

그러나 담당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가급적 의원급의 의료법인화는 막겠다는 쪽이다.

의료의 공공성 제고와의료기관의 지역편중 해소라는 의료법인 설립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현재 의료법인설립 허가는 각 시·도의 보건위생과에서 맡고 있는데,복지부는 가급적이면 의원급은 의료법인 설립을 허가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상 의원들이 의료법인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더구나 30병상 이상인 병원이 법인을 만들려면 1병상에 3000만원씩 최소 9억원을 출연해야 하지만,의원급은 이런 기준조차 없다.

지난 9월말 현재 전국의 의료법인은 모두 418개로 의원급 의료법인은 13.1%인 55개에 이른다.나머지는 모두 30병상 이상의 병원급이다.서울의 경우 65개 의료법인중 18개가 의원급 의료법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원들의 무분별한 의료법인화를 막기 위해 법을 손질해야 하지만,최근의 ‘규제완화’ 추세와는 맞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2003-10-31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