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당 사과만으로 덮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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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0-23 00:00
입력 2003-10-23 00:00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검찰조사에서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데 이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최 의원이나 한나라당이 “받은 적이 없다.” “모른다.”고 잡아 떼더니 느닷없이 사과는 무슨 영문인지 답답하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 그 돈을 누가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밝혀야 한다.마땅히 한나라당과 최 의원이 밝혀야 한다.검찰이 계좌추적을 통해 추적한다고는 하지만 뭉칫돈의 행방을 전부 밝혀내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아직 최 의원이 100억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고,한나라당은 당에 한푼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다.돈은 받았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른대서야 말이 되는가.지난 대선 당시 최 의원은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재정위원장이었다.최 의원이 유용하지 않았다면 어쨌든 한나라당 대선자금으로 사용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 아닌가.어떤 이유로도 한나라당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한나라당과 최 의원은 100억원을 한나라당이 썼는지,후보의 사조직에서 썼는지,누가 유용했는지를 낱낱이 밝히고 그 다음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지는 것이 옳다.

한나라당이 100억원의 행방을 밝혀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한나라당은 국정운영에 책임을 져야 하는 원내 제1당이다.과연 책임감 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는지 의문이다.자기 구린 것은 덮어놓고 남의 허물만 공격하는 것은 책임정당의 태도가 아니다.물론 다른 정당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른 체하자는 것이 아니다.다른 당도 돈을 받았다고 해서 한나라당의 불법이 가려지는가.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진실은 밝히지 않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이니,선거공영제니 하는 개혁을 말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다.한나라당은 물론 다른 정당들도 이번 기회에 불법자금에 대해 ‘고해성사 하는 심정’으로 진실을 밝힌 다음 제도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03-10-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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