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변해야 산다/국가대표 빠지고 매년 치러져 ‘동네잔치’ 전락
수정 2003-10-17 00:00
입력 2003-10-17 00:00
지난 10일부터 전북 일원에서 7일간 열전을 펼친 제84회 전국체육대회가 16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전국체전도 이제는 보다 경쟁력을 갖춘 스포츠 축제로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전국체전이 철저한 무관심 속에 치러졌다는 데서부터 비롯된다.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조차도 자발적이라기보다 동원된 인력이 더 많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국체전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우선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이번 대회에서도 내년 아테네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불참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적 지상주의와 과열경쟁의 폐단은 여전했다.레슬링 고등부 그레코로만형 46㎏급에 출전하려던 김종두(17·전북체고 2년)군이 무리한 감량 운동 중 쓰러져 끝내 숨을 거뒀고,태권도 경기에서는 판정 시비 끝에 집단 패싸움이 벌어져 4명이 다치기도 했다.
또 다시 지적되는 것이지만 체전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최소한 격년제 개최와 지나치게 비대해진 출전 종목 정비,개최 시기 조정 등이 선행돼야 한다.특히 개최 시기 조정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다. 물론 프로스포츠와 아마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만 경중을 가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개최 시·도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국민적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토대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영완·전주 최병규기자 kwyoung@
2003-10-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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