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잃어버린 왕국’ 개정증보판 나왔다/원고 대폭 줄여 속도감 더해
수정 2003-10-15 00:00
입력 2003-10-15 00:00
1986년 초판 발행 이후 100쇄를 넘긴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적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로,일본의 역사 조작과정을 다룬 것이다.또 작가의 문학세계가 현대소설이라는 현재형에서 역사나 종교 등 ‘정신의 뿌리’로 전환하는 작품이기도 한다.
이를 위해 작가가 판 발품은 남다르다.광개토왕비·칠지도뿐만 아니라 ‘일본서기’에 관한 수백권의 자료를 샅샅이 뒤지고 탐독했다.일본의 관련 지방을 일일이 찾아 고증을 거쳤음은 물론이다.그 결과 일본이 어떻게 고대사를 일그러지게 만들었는지를 여느 학술서보다 더 철저하고 꼼꼼하게 되짚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관점은 가파른 적대관계를 지속하자는 게 아니라 유심과 직시로 진정한 화해를 모색하자는 데 있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독자의 눈길을 더 빠르고 깊이 빨아들일 것 같다.중복되는 상황을 과감하게 줄여 권당 200자 원고지 100장씩을 줄였고 ‘하였다.’ 등의 늘어지는 표현을 ‘했다.’로 줄이는 등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를 한층 살렸기 때문.작가는 “수백장의 원고를 삭제하여 속도감을 새롭게 하고 낡은 원고를 수정해 내가 쓴 작품이지만 마치 타인의 작품을 읽는 흥미를 느꼈다.”고 말한다.
한·일 관계가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가까워지는 현실이지만 양국 사이에 파인 감정의 골은 여전히 깊고 넓다.그런 점을 감안하면 ‘잃어버린 왕국’의 의미는 여전히 살아 숨쉰다고 할 수 있다.
이종수기자
2003-10-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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