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400억 수수’ 자금성격·파장/産銀 해외지점 역외자금 가능성
수정 2003-10-15 00:00
입력 2003-10-15 00:00
대검 중수부가 추적하고 있는 권씨의 해외 비자금 3000만달러의 제공 시점과 자금 조성 명목이 현대상선이 2000년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3000만달러의 역외자금 명목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대북송금 특검팀은 현대상선의 대출 배경 및 용처를 추적했으며 특검수사가 중단된 지난 6월 관련 자료를 대검으로 이첩했었다.
●대한매일 지난 5월 단독보도
대한매일이 지난 5월 단독 입수해 보도한 ‘98년 1월∼2003년 2월 산업은행 해외지점의 현대 신용공여현황’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00년 1월 한도승인을 받아 같은해 4월 상하이·싱가포르·도쿄 3개 해외지점에서 3000만달러를 역외금융 지원방식으로 대출받았다.현대상선은 앞서 같은해 1월13일 도쿄 지점에서 500만달러를 대출받아 2000년 초 역외자금 규모만 3500만달러로 확인됐다.현대상선은 당시 상하이(1500만달러),싱가포르(1000만달러),도쿄(500만달러) 지점에서 만기 1년 조건의 대출금을 받았다.역외 대출금의 용처가 불명확해 대북송금 특검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됐었다.
●대출계정 용처 불명확한 ‘해외운영자금’ 의혹
정 회장과 이익치씨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2000년 2월 김영완씨의 해외계좌로 30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현대상선은 같은해 1월 산은 도쿄 지점 500만달러,석달 뒤 3개 지점으로부터 3000만달러를 대출해 돈 전달 시기와 겹치고 있다.2000년 초부터 현대상선 재정부의 비밀계좌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수시로 입출금됐다는 점에서 1월 이후 3000만달러가 쪼개져 전달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현대상선 임원들의 법정 증언에 따른 비자금 조성 방식도 유사하다.현대상선 회계담당 임원 최모씨는 법정에서 “용선료와 화물선적비 등의 지출이 발생한 것으로 허위 전산전표를 작성해 재정부에 넘겼다.”고 진술했다.현대상선이 산은 해외지점으로부터 받은 ‘3000만달러+500만달러’의 대출 계정이 모두 용처가불명확한 ‘해외운영자금’이어서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현대상선 해외 비자금 조성방식
현대상선 임원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회계담당 임원 최모씨는 “2000년 3월초 박재영 당시 상무로부터 ‘김충식 사장 지시로 재정부에 200억원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말을 듣고 200억원 상당의 용선료와 화물선적비 등 지출이 발생한 것으로 허위 전산전표를 작성해 재정부에 넘겼고 외환계좌에서 별단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을 사용했다.현대상선측은 “3000만달러는 경상운항경비로 쓰기 위해 해외 역외금융 방식에 따라 조달한 것이며 권씨측에게 전달된 3000만달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안동환 정은주기자 sunstory@
2003-10-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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