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휴대전화 도청 공개실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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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0-08 00:00
입력 2003-10-08 00:00
논란의 불씨는 정보통신부가 먼저 지폈다.정통부는 올해 국감 시작 전 복제 휴대전화의 도청 가능성을 자체 점검,‘제한된 통신환경’에서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지난 6일 국감에서는 비상시 활용할 국가지도무선망사업(2급 비밀)의 하나로 81개 부처 및 지자체에 비화(秘話) 휴대전화 구입예산을 확보토록 정통부가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팔짱만 끼고 있던’ 정부가 복제 휴대전화의 도청 여부를 실험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그러나 이 사실은 정통부가 자진해서 ‘실토한’ 것이 아니다.끈질기게 휴대전화 도청건을 물고 늘어진 야당 의원들이 폭로한 것이다.도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정부 주장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남긴 셈이다.
휴대전화 도청 논란에는 한 단말기 제조업체가 개발한 비화 휴대전화 시판을 국가정보원이 막았다는 주장 등 확인되지 않은 몇 가지 소문이 더 가세하고 있다.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몇 만원이면 복제 휴대전화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통신 관계자들의 주장도 도청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도록 한다.
이런 정황들은 국민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을 넘어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도·감청은 범죄인 검거 등 특정인과 관계된 것일 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 국민의 사생활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그동안 ‘도청 불가’ 주장만으로 ‘의혹과 논란’을 잠재우려는 정부의 설명이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정통부는 이제라도 도청 논란속에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당당하게 종식시켜야 할 것이다.비밀리에 실시한 도·감청 관련 실험을 공개적으로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정기홍 산업부 차장 hong@
2003-10-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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