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前 “지지”→대표後 “불가”→4당체제 “…”/최병렬 내각제 ‘종착역’은?
수정 2003-09-23 00:00
입력 2003-09-23 00:00
최 대표는 22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당 안에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이는 다양한 의견으로 소화하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자신의 의사와 다르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당내에 ‘컨플릭트(conflict·갈등)’가 일어나는 것으로 비쳐져 모양새도 안 좋으므로 대표에게 먼저 얘기하면 본인에게 얘기해서 진의가 뭔지 파악하고 해명도 하겠다.”고 말했다.물갈이론의 대표 주자인 남경필 상임운영위원이 내각제 개헌론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앞서 남 의원은 이 회의에서 “지금 내각제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 “내각제 문제는 정치공학이나 수(數)의 논리보다 민심의 논리가 전제돼야 한다.”며 내각제 애드벌룬을 띄운 홍사덕 총무와 중진들을 겨냥했다.그는 특히 “내각제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부정적”이라며 “당이 잇단 대선 패배 후 자신감이 없어서 (국회의원) 숫자에 의지한다는 ‘낡은 정치’로 비쳐질 수 있어 신당의 당위성만 부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경식 상임운영위원은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제의 온갖 폐해를 맞는 방법을 내각제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내각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심판을 받자.”고 말해 내각제 문제가 소장·중진 간의 갈등으로 비화,제2용퇴론으로 확전되는 상황이다.
최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일단 세대갈등 양상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소장파의 용퇴론 사주설에 시달렸던 그로서는 이번 내각제 파문에선 1라운드를 중진 편에 섰다고 볼 수 있다.최 대표는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내각제 지지론자로 분류돼 왔고 대표가 된 후에는 ‘내각제개헌 사실상 불가’ 쪽으로 선회했지만 신당 출범에 따른 4당 체제를 맞아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지 그의 ‘속내’가 주목된다.
박정경기자 olive@
2003-09-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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