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투·대투, 밑 빠진 독부터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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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9-19 00:00
입력 2003-09-19 00:00
정부가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에 또다시 2조∼4조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만성적 부실 금융회사인 두 회사의 민영화를 마무리짓기 위해 공자금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는 정부가 과연 국민혈세를 귀하게 여기는 자세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지난 1999년의 대우채 환매사태 때 두 회사를 합쳐 모두 5조 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하면 경영 정상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한 약속은 어떻게 됐는가.불과 4년만에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거덜내고 다시 최대 4조원까지 쏟아붓겠다는 것인가.하루 벌어 하루 먹는 서민들이 금융회사 부실을 메우자고 어려운 살림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밑 빠진 독에 물을 아무리 쏟아부은들 고일 리 없다.정부는 공자금 추가 지원 얘기를 꺼내기 전에 밑 빠진 독부터 고쳐야 한다.금융회사라고 해서 경영이 나빠질 때마다 몇번이고 공자금을 지원해 살려주는 특혜를 인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금융회사도 자생력이 없으면 퇴출시키는 것이 원칙이다.이번에 2조∼4조원을 지원하면 경영이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있는가.설혹 정부가 그렇게 얘기하더라도 이제는 국민이 정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헌 집을 고치는 것보다 새 집을 짓는 것이 돈이 덜 들 때도 있다.정부는 부실 금융사의 퇴출이나 통폐합 등 보다 근원적인 처방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정부가 어설픈 미봉책을 위해 국민혈세를 다시 낭비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혹여라도 공자금 추가 조성에 동의해줄 것이란 기대를 갖지 않도록 국회가 미리 정부에 못을 박아주기 바란다.그것이 나라의 곳간을 지키는 소임을 다하는 길이다.
2003-09-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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