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5자회동 90분/盧 “金행자 해임은 어려운 숙제” 崔 “나라의 어른답게 행동하라”
수정 2003-09-05 00:00
입력 2003-09-05 00:00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
최 대표는 헌법학자 김철수 교수를 예로 들며 “법률가의 해석을 경청해 달라.”고 요청했다.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받아서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크로 받아넘겨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이어 노 대통령은 “대단히 힘든 숙제를 줬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김 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더불어 맞서 싸우겠다는 얘기를 한 것을 봤다.방자한 태도다.헌법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법률학자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우리가 기대한 것과 다른 결정을 하게 될 경우 헌법정신 유린이라 보고 정면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한나라당이 말을 안하지만 실제로는 행자부장관이 500억원을 시민단체에 지원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그게 사실이라면 나의 뜻과는 다른 것”이라며 배석한 문희상 비서실장에게 조사를 지시했다.이에 문 실장은 “500억원도 5년에 걸친 액수”라며 “심사는 한나라당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광역단체장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국 정상화와 특위구성
최 대표는 “취임 6개월이 지나서야 원내1당 대표가 얼굴을 마주 대한 것부터가 정치가 잘못되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고 운을 뗐다.이에 노 대통령은 “취임 전에도 야당을 찾아갔었고 후에도 야당 대표를 만났는데 야당 경선으로 기회를 못잡았고,대정부 공세가 심해 입을 뗄 수 없었다.언제나 대화를 해야 한다.”고말했다.이어 최 대표가 국가전략산업 특위 구성을 제안하자 노 대통령은 “10대 차세대 동력산업과 같이 윤곽을 잡아서 오면 그대로 하겠다.”고 답했고,다른 참석자들도 전원 동의했다.
●노사문제 싸고 옥신각신
최 대표가 공세적인 발언을 했다.“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집단 이기주의와 불법 파업에 대해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노사갈등이 최대 복병이라 한다.초기 대응의 잘못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큰 차원의 얘기를 하자.왜 이런 논쟁적 얘기를 하느냐.”고 말했다.최 대표는 “원인이 뭔지를 봐야 한다.우리나라 경제를 위한 핵심적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거론한 것”이라고 했다.노 대통령은 “공격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최 대표는 “공격이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이때 상당히 옥신각신했다.”고 전했다.
●신당 문제와 당적이탈
최 대표는 “대통령이 신당 창당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곤란한 것은 전부 야당에 떠넘기고 신당놀음만 하고 있지 않느냐.앞장서서 정부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었다.누가 야당이고 누가 여당이냐.책임있는 자세로 임해달라.신당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해달라.”고 말했다.그러자 노 대통령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야속할 지경이다.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언론 문제와 각종 게이트 관련
최 대표는 “권력형 비리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대통령이 의혹의 중심에 서서는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는다.특검 및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을 이어갔다.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일절 개입하고 있지 않다.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불화가 있다는 말까지 보도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최 대표는 “대통령이 손배소를 제기했다.나라의 어른답게 행동해 달라.국정조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노 대통령은 “언론도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김문수 의원 문제는 무혐의 된 부분과 (소송은)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한 뒤 “당장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소취하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절의 뜻을 나타냈다.
문소영 이지운기자 symun@
2003-09-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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