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또 오나/휘영청 한가위 중소기업 휘청
수정 2003-09-02 00:00
입력 2003-09-02 00:00
●중소기업은 ‘물류대란’ 여전
공단에 입주한 업체는 현재 5882개.대한전선,삼보컴퓨터 등 20여개의 대기업을 빼면 중소기업들이 공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월·시화 공단의 기업 활동을 지원·총괄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측은 “공단 전체 생산액 15조원의 60%를 담당하는 20여개의 대기업들은 자체 물류팀을 가동하거나 대한통운 등 큰 규모의 운송 업체들을 이용하기 때문에 물류 수송에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물류대란’의 큰 고비는 넘긴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업체에서 느끼는 현장 체감도는 달랐다.‘울며 겨자먹기’로 평소보다 3∼4배 많은 운송비의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부도의 위기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반월 공단 18블록에 위치한 섬유 원단 가공업체 Y실업은 대낮인데도 조용했다.부산항을 통해 지난 28일 수입한 실 원단을 실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 4개가 차량을 구하지 못해 5일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에 묶여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경리부 김모 대리는 “원사가 제 날짜에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섬유가공 작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까지 겹쳐 늦게 작업을 마치더라도 추석 보너스는 고사하고 작업 지연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양피 제조업체 S피혁 총무팀 강모 과장은 “양피 원자재가 실린 10여개의 40피트짜리 3개가 운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운송비가 예전보다 3배 올라
대기업은 중소업체보다 형편이 낫기는 하지만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아진 운송비를 막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J화학회사는 컨테이너 차량을 구하지 못해 육로수송비보다 2∼3배 높은 비용을 주고 배편으로 부산까지 물건을 보냈다.관계자는 “수출은 신뢰가 중요한데도 계약대로 물량을 못 내보내 외국 바이어로부터 소송에 걸릴 판국”이라고 말했다.
H종합상운 양모 차장은 “운송거부가 계속되면서 50피트짜리 하나에 파업 전보다 3배 이상 높은 150만원을 줘야 한다.”면서 “영세 업체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편 산자부 유통서비스산업과 관계자는 “부산 등 항만을 중심으로 한 수출입 물량 수송은 위기를 벗어났지만 아직 내륙 수송에는 문제가 많다.”면서 “운송방해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 없이는 당분간 완전 정상화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월·시화 이두걸 김기용기자 douzirl@
2003-09-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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