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물안개
기자
수정 2003-08-20 00:00
입력 2003-08-20 00:00
어느 사진작가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사진만 고집한다고 했다.신비스러운 삶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던가.여명과 함께 물안개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어둠 속에 투영된 빛의 무게도 새삼 깨닫게 된다고 했다.빛은 어둠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는 것이다.공포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괴기스러움이나 목덜미를 서늘하게 하는 전율은 없다.
사진작가의 시각을 접한 후 나에게 물안개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그리고 물안개를 담기 위해 렌즈 속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모습이 느껴진다.삶의 무게를 잔뜩 머금은 물안개와 함께.
우득정 논설위원
2003-08-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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