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기류 밀수입 루트 된 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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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8-19 00:00
입력 2003-08-19 00:00
경기도 파주 교하농협 강도 피의자가 검거되면서 범행 권총이 부산 감천항을 통해 필리핀에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동남아와 러시아의 선박이 많이 정박하는 감천항으로 외국 총기류가 감쪽같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었다.권총 강도 피의자는 두 번이나 필리핀제 권총을 감천항 보세구역 철조망 너머로 배달비를 건네고 넘겨 받았다고 한다.한국은 총기류 안전지대라고 치부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외국 총기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던 셈이다.

감천항은 그동안 외국의 총기류가 밀수입되는 루트라는 의혹은 자주 받아왔다.2001년엔 러시아 선원이 상의 주머니에 권총을 소지한 채 버젓이 감천항을 통과한 일이 있었다.또 러시아 선원이 감천항 중앙 부두에서 권총을 400달러,우리 돈으로 50만원에 팔려다 적발되기도 했다.그러나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총기류 밀반입에 미온적이었다.감천항의 8개 초소 가운데 총기류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엑스레이 검색대는 단 2곳뿐이다.높이 2m 정도의 철조망은 지금도 그대로다.

총기류 밀반입에 비상을 걸어야 한다.실제로 총기류 불법 소지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올 들어 지금까지 176명이 적발되어 지난해의 167명을 넘어섰다.당국은 전국에 10만여정의 불법 총기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5만정은 국내 조립품이지만 2만여정의 완제품 권총은 밀수입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감천항 철조망을 이중으로 추가 설치하고 높이도 높일 일이다.인력이 없다면 감시 카메라를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제라도 전국 항만의 보안시설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03-08-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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