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區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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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8-09 00:00
입력 2003-08-09 00:00
서울시 자치구들은 요즘 일부 업무를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다시피 하고 있다.‘자율청소제’와 ‘승용차 자율요일제’ 등 주요 사업마다 짭짤한 인센티브 상금이 걸려 있어 부작용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청소봉사단 23개구 구성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강남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내집 앞과 골목길을 스스로 청소하는 주민자율봉사단이 결성돼 활약 중이다.활동 인원은 무려 7만여명에 이른다.청소봉사단은 구로구에서 결성된 ‘깔끔이봉사단’이 좋은 반응을 얻자 다른 자치구로 급속히 확대됐다.서울시가 청소업무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10월31일까지 두 달동안 평가해 1등 1개구 3억원,2등 2개구 2억원,3등 8개구 1억원 등 총 15억원의 ‘인센티브 상금’을 주기로 한 것도 한몫했다.

자치구들은 오는 11월 서울시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대민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송파구는 쓰레기 무단 투기지역인 공지나 자투리땅,도로 갓길 등 75곳에 아예 꽃길을 조성,거리를 아름답게가꾸고 쓰레기 투기도 방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성북구는 동별 쓰레기 없는 성북가꾸기 경진대회를 두 달에 한번씩 개최해 최우수 1개동에 30만원을 시상하고 있다.

●승용차 자율요일제도 뜨겁다

자치구의 또 다른 화두는 ‘승용차 자율요일제’.서울시는 청계천 복원과 함께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월∼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는 ‘시민캠페인’이다.서울시가 최우수 1개 구에 3억원,우수 4개 구에 각 2억원,준우수 9개 구에 1억원씩 등 모두 20억원의 인센티브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재정이 약한 구청들을 중심으로 캠페인이 단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이달 초까지만 해도 자율요일제에 참여한 시민이 7만∼8만명에 불과했으나 8일 현재 신청자는 17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많다.자치구마다 인센티브 지원금을 노려 공무원 1인당 10명씩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공무원은 “할당받은 대수를 체크하느라 열받고,부인에게 부탁했다가 결국 부부싸움까지 했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조덕현기자 hyoun@
2003-08-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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