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3억弗규모 담수화공사 싸고 투서·헐뜯기 / 국제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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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7-29 00:00
입력 2003-07-29 00:00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해외 수주를 둘러싸고 치열한 ‘집안 싸움’을 벌여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8일 낙찰이 확정된 쿠웨이트 사비야 담수화 설비 수주가 두산중공업의 방해 로비로 1년 이상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며 산업자원부에 조정명령권 발동을 요구하는 공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중, 두산 물타기 비난

현대측은 지난해 6월 3억 4200만달러로 낙찰받았지만 3억 6000만달러로 응찰해 2위를 차지한 두산중공업이 대리인을 통해 현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쿠웨이트 예산승인 기관인 AB(Audit Bureau)에 경고성 탄원서를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두산중공업측이 기술력 부족이라는 악소문을 퍼트리며 로비력을 총 동원했지만 쿠웨이트 기술자협회(KSE)는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에 대해 아무 문제없다는 보고서를 내놓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전무는 “두산중공업의 행위는 업계 상도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불공정 행위의 시정과 향후 유사한 부당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아전인수'

반면 두산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을 호도하고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산측은 지난해 8월 쿠웨이트 수력청(MEW)이 자사를 적격 업체로 선정,발주처인 중앙입찰위원회(CTC)에 추천됐지만 현대측의 역로비로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지 대리인의 소송은 개인적 판단으로 두산중공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두산 관계자는 “현지 상황이 불리해지자 현대측이 급히 산자부에 조정명령을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우리가 뒷다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그야말로 상도의에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와 관련,양사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상반돼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패널을 구성,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양사의 감정 싸움으로 번져 자칫 쿠웨이트 정부가 재입찰에 나설 경우 국가이미지 실추는 물론 국익에 반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른 시일내 결론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사비야 담수화 설비 프로젝트는 산자부의 조정명령에 수주 업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비야 담수화 설비 프로젝트는 쿠웨이트 정부가 발주한 공사비 4억달러 규모로 하루 22만t의 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쿠웨이트 최대 규모의 담수화 설비 공사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3-07-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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