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거부권 행사 뜻 새겨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3-07-23 00:00
입력 2003-07-23 00:00
대북송금 재특검법이 당초 예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의 절차를 남겨두게 됐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재의하지 않겠다.”고 공표함에 따라 대북송금과 관련한 논란은 더 이상 정쟁으로 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남북관계와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권의 소모전이 일단락되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노 대통령이 대북사업과 관련,현대그룹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에게 제공한 비자금 ‘150억원+α’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의 길을 터놓은 이상 앞으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한점 의혹없이 낱낱이 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이달 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대북송금 특검팀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비자금 실체 규명을 위해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이례적으로 의욕을 보였던 사실에 주목한다.정치권 공방에 상관없이 대북송금 과정에서 불거진 또다른 비리인 비자금 수수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주체가 검찰이어야 한다는 무언의 시위로 비쳐지기도 했다.참여정부 출범 직전 대북송금사건 수사를 스스로 중단함으로써 특검 도입을 유발한 검찰로서는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할 원죄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박 전 장관에게 건네진 비자금이 왜 전직 무기중개업자인 김영완씨를 통해 자금세탁이 됐는지,자금세탁된 액수가 150억원 외에 얼마나 더 되는지,세탁된 돈은 어디로 흘러들었는지 등을 밝혀내야 한다.또 김씨 집 떼강도 사건과 관련한 도난 액수,수사에 경찰 비선(秘線)이 동원된 배경,김씨가 지난 3월 대북송금 특검법 국회 통과 직후 미국으로 도피하게 된 경위 등도 소명돼야 한다.이를 위해 김씨의 신병인도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검찰이 명운을 걸고 ‘150억원+α’ 의혹을 규명토록 촉구하는 한편,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담긴 뜻도 십분 헤아리기를 당부한다.진상을 규명하되 남북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검찰의 운명은 검찰의 손에 달렸다고 하겠다.
2003-07-23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