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샴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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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7-10 00:00
입력 2003-07-10 00:00
출생 당시 몸이 붙은 채 태어나는 비분리 쌍둥이를 ‘샴 쌍둥이’라고 한다.1811년 샴(지금의 태국)에서 태어난 ‘챙’과 ‘잉’ 형제가 기록에 남은 최초의 비분리 쌍둥이였기 때문이다.이들은 가슴이 맞붙은 상태로 태어났지만 나란히 서서 걷는 것은 물론,수영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1829년 미국으로 이주해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다가 미국 시민권을 얻어 1843년 자매와 결혼해 아이까지 얻었다.둘은 63년간이나 붙어다니다가 1874년 1월17일 동시에 사망했다.
성인 샴 쌍둥이로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이란인 라단 비자니와 랄라 비자니(29) 자매의 분리 수술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싱가포르의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 등 28명의 의사와 100명의 보조인력이 52시간에 걸쳐 사투를 벌였으나 뇌 분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변호사가 되겠다던 라단과 기자가 되겠다던 랄라의 꿈은 결국 의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쌍둥이에는 한 개의 정자와 한 개의 난자에서 태어나는 일란성 쌍둥이와,두 개의 정자와 두 개의 난자에서 태어나는 이란성 쌍둥이가 있다.하지만 영화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에서 보듯 모태(母胎)에서 쌍둥이로 착상되더라도 85%가 임신 초기에 자궁내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어머니의 뱃속에서 공급되는 한정된 영양분을 나눠갖는 과정에서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돼 약한 쪽이 퇴화돼 버린다는 것이다.
라단·랄라 자매의 불행한 출생과 죽음도 기형아를 거부하는 또 다른생존법칙에 희생됐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2003-07-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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