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 ‘몰라요’ 노동부 / 파업사업장·노조원 숫자조차 파악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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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7-01 00:00
입력 2003-07-01 00:00
노동부는 과연 무엇하는 정부 조직인가? 철도파업으로 온 나라가 물류대란과 수도권전철 교통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30일 한국노총이 올들어 첫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노동부는 파업 당일 오후 3시 현재까지도 파업 참가 사업장 및 참가 노조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나름대로 오전에 파업예상 사업장 현황을 조사해 봤지만 한국노총 발표와 차이가 너무 나서 망신당할지 몰라 발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부 부처가 스스로 조사한 내용을 믿지 못하겠다니 ‘소도 웃을 일’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간 사업장을 부분파업이냐,일일파업이냐 분류하려면 오후 6시가 넘어야 한다.”며 “장관 보고도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파업 주무 장관도 총파업의 정확한 현황을 당일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보고받는 셈이다.

노동부는 정부과천청사에 자리한 본부 외에도 ▲지방노동청 6개 ▲지방노동사무소 40개 등 지방에 46개의 막대한 조직을 갖고 있다.지방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만도 2090명이나 된다.물론 이는 직업상담원을 뺀 숫자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친(親)노조’ 성향을 대내외에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렸고,경제단체들은 “기업할 의욕이 안난다.”며 잇따라 정부를 비난했다.

특히 노동부는 노사문제에 있어서 ‘법대로’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불법이라도 그들의 주장에 귀기울이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왔다.따라서 일단 불법이라도 일을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심리를 자극해 왔다.노동계의 기대치를 한껏 부풀려 놓은 셈이다.

지난 4월 물류를 멈추게 한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노동부는 ‘노조원이 아니기 때문에 건교부 소관 사항’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었다.사실 할 일도 없었다.더욱이 이때를 전후해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잭나이프 발언’ ‘강력한 노조가 낫다’는 등의 발언으로 노동계 및 재계를 자극했다.



노동부는 또 파업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해 파업발생을 막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혀왔다.그러나 예방조치는커녕 사후조치 중의 가장 기본인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한심한 일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2003-07-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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