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관상동맥질환 3040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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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6-16 00:00
입력 2003-06-16 00:00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인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 이른바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관상동맥 질환에 세대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몸 속에 콜레스테롤 같은 찌꺼기가 쌓이면서 혈관을 막아 생기는 이 질환은 서구적 식생활로 육류와 인스턴트식품의 섭취가 늘어난데다 과다한 흡연과 운동 부족,스트레스 등이 발생 요인이다.과거에는 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30∼40대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30~40 심근경색·협심증 환자 급증

은행원 신모(34)씨는 지난해부터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관상동맥 질환인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았다.담배는 피우지 않지만 만만찮은 스트레스에다 결혼후 불기 시작한 체중이 문제가 됐던 것.이후 관상동맥조영술로 치료를 받은 신씨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등 별다른 제약없이 생활하고 있다.그러나 ‘혹시나…’하는 마음 한구석의 불안감까지는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의도 성모병원의 정욱성 교수팀이조사한 결과 30∼40대의 관상동맥 질환이 10년 전의 3배 정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92년 이 병원에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술한 30∼40대 환자중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전체의 13%(375명중 49명)였으나 2001년에는 20%(714명중 143명)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상동맥 질환자가 늘면서 우리나라 심장질환의 주류가 류머티즘성 혹은 선천성 심장질환에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회적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서구식 식생활·흡연이 주요인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도 불리는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으로 통하는 관상동맥이 콜레스테롤이나 노폐물로 막히면서 심장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다.주 요인으로는 고지방,고열량의 서구식 식생활이 꼽힌다.이런 식생활은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늘려 고지혈을 형성하며,고농도의 혈중지방이 엉겨 붙으면서 혈관을 틀어막게 되는 것.흡연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흡연시 관상동맥이 급격하게 수축돼 질환 발생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게다가 젊은 층의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된다.

●증상과 치료

관상동맥과 관련된 대표적 질환은 협심증과 심근경색.협심증 환자들은 대개 가슴 통증과 뻐근함,쥐어 짜거나 눌리는 느낌,답답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이런 증상은 보통 짧게는 3분에서 10분까지 이어진다.가슴 통증이 10분 이상 계속되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심근경색은 협심증이 발생한 뒤 방치할 경우 굳어진 피 때문에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질환으로 흔히 ‘심장 발작’이라고도 한다.

심근경색은 가슴을 쥐어 짜는 듯한 고통을 유발해 이런 증상을 느낀 사람들이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지만,협심증은 심근경색과 달리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특히 자신의 건강을 믿는 젊은 층의 경우 병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슴통증 대신 호흡곤란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운동 혹은 계단을 오를 때 흉통이나 압박감,불쾌감 등이 느껴지거나 조금만 빨리 걸어도 어지럼증과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문제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심장에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도록 가능한 한 빨리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노폐물을 제거해야 한다.관상동맥 질환 치료를 위한 첫 단계는 약물치료.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와 아스피린이 대표적이다.그러나 질환이 심각한 상태이거나 응급상황인 경우 스텐트(그물형 인조혈관)삽입술을 주로 적용한다.스텐트를 이용해 혈관을 강제로 확장시키는 이 방법은 응급처치에는 효과적이나 다시 혈관이 막히는 재협착이 문제다.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는 특수약물을 코팅한 스텐트를 이용한다.이 경우 재협착률을 최고 4%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관상동맥 질환의 ‘六賊’

●담배

흡연은 혈관 수축물질인 에피네프린을 분비시키고 혈액을 응고시키는 피브리노겐을 증가시켜 혈전 형성을 촉진한다.이 혈전이 관상동맥에 쌓여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킨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어 갑작스럽게 혈압을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압

혈압이 높을수록 혈관이 받는 압력이 높아져 혈관벽이 손상되기 쉽다.이때 심근경색과 협심증의 원인이 되는 노폐물이 많이 발생한다.우리나라 성인의 15∼20%가 고혈압이며,고혈압 환자의 관상동맥 질환 발병률은 정상인보다 3배나 높다.

최고혈압 140㎜Hg,최저혈압 90㎜Hg 이상이면 식이조절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며,최고혈압이 130∼139㎜Hg,최저혈압이 80∼89㎜Hg 정도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

표준체중보다 10㎏ 이상 무겁다면 10㎏짜리 추를 심장에 매달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비만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게 만드는 플라크의 원인물질이다.

●당뇨

혈당 성분은 혈관 속에서 단백질이나 지단백 등과 결합해 혈관의 기능을 퇴화시킨다.또 피 속의 중성지방과 섬유소를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2003-06-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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