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안 “문제 많다”/ 사업내용·재원조달등…국회 심사마저 부실 우려
수정 2003-06-16 00:00
입력 2003-06-16 00:00
국회 사무처 예산정책국이 최근 펴낸 ‘올해 추경예산안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4조 1775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은 사업내용과 재원조달 방법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실업 예산,2%뿐
이번 추경안은 정부가 경기활성화에 집착한 나머지 충분한 검토없이 편성한 것으로 파악됐다.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부문에 전체 추경예산 규모의 37%(1조 5373억원)가 들어간다.그러나 전년동기 대비 올 1·4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이 8.1%로 양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이같은 SOC투자는 불균형적인 성장을 심화시키고 과열기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청년실업 예산지원은 2%(96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4월 말 현재 15∼29세의 청년실업률(7.3%)은 전체 실업률(3.6%)의 2배다.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건설경기가 호조인 상황에서는 성장률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보다 소비나 설비투자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1조 5000억원을 건설경기에 투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다.”고 꼬집었다.
●내년 사업도 올 추경대상?
정부는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추경을 편성하면서 대상사업 선정시,연내 집행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했다.그러나 사업진행이 제대로 안 돼 다음 해로 넘어갈 사업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도시설 안전개선 사업비의 경우,당초 예산(3868억원)보다 77.5%(3000억원)가 증액됐다.그러나 지난 5월15일 현재 본예산 집행률이 13.8%에 불과해 이같은 대규모 증액은 절대공기 부족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결국 6개월여 만에 5800여억원을 집행하겠다는 것으로 무리한 예산집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수도권 광역상수도 사업예산도 마찬가지.지난해 9월 정기국회에서 올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시설가동률 저조 등을 이유로 100억원이 삭감됐던 사업인데 추경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연내집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적자금을 갚는 데 사용해야 할 세계잉여금(1조 4168억원)을 추경재원으로 편성한 것도 비판받았다.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올해가 공적자금상환기금법 시행 첫해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예결위원장 자리다툼
정부안이 부실하다면 입법부 기능은 더욱 더 중요하다.그러나 여·야가 예결위원장 자리를 서로 맡겠다며 다투고 있어 부실심사가 우려된다.6월 국회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키려면 이번주 예결위원장을 선임한다 하더라도 회기가 절반이나 지난 데다 여·야 의원들의 부진한 위원회 참석 등 정치현실을 감안하면 ‘대충심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박현갑기자 eagleduo@
2003-06-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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