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안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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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6-02 00:00
입력 2003-06-02 00:00
‘남의 허점을 감싸주며 즐거워하는 안개꽃’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최근 서울 갤러리에 전시됐었다.화가 김학두는 “다른 꽃들 사이사이에 있으며 전체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안개꽃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안개꽃은 이처럼 홀로 아름다움을 과시하지 않는다.다른 꽃들과 어울려 그 꽃들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며 존재감을 나타낸다.카네이션이나 장미꽃 한 다발도 안개꽃과 어우러져 있을 때 더욱 빛난다.안개꽃은 그래서 겸손의 꽃이다.수녀 시인 이해인은 그의 시 ‘안개꽃’에서 ‘…남을 위하여/자신의 목마름은/숨길 줄도 아는/하얀 겸손이여’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에는 남을 위하는 모습은 희미해지고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 일상화되고 있다.집단 이기주의의 분출로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사회의 갈등이 커질수록 안개꽃이 그리워진다.자기 자신은 낮추고 다른 꽃들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안개꽃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2003-06-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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