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기 비우기
기자
수정 2003-05-30 00:00
입력 2003-05-30 00:00
결혼식 주례 역시 재직 당시 요직을 두루 거친 회사 대선배였다.그 선배의 주례사는 그래서 여느 결혼식의 그것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남남이던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자신의 절반 비우기’는 찡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비운 반쪽에는 이제 막 한 몸이 된 아내와 남편으로 채우라는 것이다.내 가족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사랑으로 채우기 위한 자기 비우기’.이기주의와 제몫 챙기기에 혈안인 이 시대,절실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2003-05-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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