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넷의 매력 인터넷도 못 뺏어요”/ “마우스보다 자판이 쉽고 빨라” 통신마니아 아직 50만명 활동
수정 2003-05-29 00:00
입력 2003-05-29 00:00
텔넷(telecommunication network)은 흔히 PC통신을 일컫는다.9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이 나오기 직전인 90년대 말까지 통신계를 주름 잡던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문 닫는 서비스 업체는 늘어
텔넷은 화려한 멀티미디어로 무장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www)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과는 달리 텍스트 기반의 버추얼터미널(VT) 모드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이미지 대신 문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텔넷 이용자는 50만명선.유료 이용자만 500만명을 넘던 5년 전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2000만명을 넘는 인터넷 사용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수익성도 예전보다는 많이 떨어졌다.유니텔처럼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도 늘고 있다.텔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줄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강력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하이텔 관계자는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많은 PC통신 업자들이 사업을 접었지만 마니아층은 계속 남아 있어 쉽사리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마니아들 인간미에 그리움 깊어
마니아들이 여전히 통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빠른 속도 때문.초고속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터넷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이미지를 사용하는 인터넷이 문자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텔넷의 속도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명령어 체계를 사용하는 것도 텔넷만의 장점이다.‘go’,‘n’,‘p’ 같은 명령어만 치면 해당 텍스트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일일이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는 대신 컴퓨터 자판 위에서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통신마니아들은 과거 통신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인간다움’ 때문에 텔넷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심끝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진지한 자세로 서로 토론을 주고 받았던 텔넷 문화는 스팸메일과 상업적 문구가 넘쳐나는 인터넷에서는 쉽사리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텔넷 마니아인 이승휘(35)씨는 “인터넷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마니아들이 여전히 통신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2003-05-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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