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협상 타결 / 타결 이모저모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3-05-16 00:00
입력 2003-05-16 00:00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할 것 같던 화물연대와 정부의 협상은 15일 새벽 정부의 전격적인 제의를 화물연대가 수용함으로써 의외로 쉽게 타결됐다.이번 심야협상은 화물연대측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깜짝협상’이었다.

●4시간 만에 타결 본 심야협상

노정은 협상에 앞서 노동부와 민주노총 채널을 통해 물밑접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협상에서도 최대 쟁점은 경유세 인하문제.정부가 당초 경유세 인상분의 50%를 보전해 주던 것을 올 7월 인상분에 한해서는 전액 보전해 주겠다는 카드를 내놓자 화물연대 측은 “경유가가 매년 오르는데 올해만 보전해 주면 뭐하느냐.”며 “확실한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버텼다.그러나 보조금 지급방식을 개선하며 에너지세제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성실히 협의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켜 절충점을 찾았다.

협상을 시작한지 3시간이 지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오전 5시를 넘어서면서 협상장 주변에서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오전 5시30분쯤 양측 대표단이 상기됐지만다소 밝은 표정으로 협상이 타결로 가닥이 잡혔음을 암시했다.

협상에 앞서 정부는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정부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노정간 긴급 실무협의를 소집키로 하고 정부안을 최종 조율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관계장관 회의 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협상이 타결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조합원들 거의 만장일치로 합의안 수용

파업을 철회한 조합원들은 대체로 만족한 표정이었다.끝까지 농성현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들의 대부분은 40·50대였으며 60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이들은 협상타결로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이 한번에 다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들의 사정을 충분히 알렸고 이해를 구했다는 데 대해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합의안에 대해서 조합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조합원들이 집행부의 결정을 번복한 적이 있었던 터라 합의안에 대한 토론은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오전 7시50분 전체 조합원 1500여명이 부산대 강당에 모여 총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의 의사 표시는 합의안을 조합원에게 설명을 다시한 뒤 찬성하는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조합원들은 30여분만에 거의 만장일치로 타결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어둡고 긴 ‘파업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 나왔다.

이영표 이세영기자 tomcat@
2003-05-16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