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반경 / 中 황제들이 아끼던 ‘꾀주머니’
수정 2003-05-14 00:00
입력 2003-05-14 00:00
당송(唐宋)시대 이래 중국의 정치인,사상가,군사전략가,성공한 상인들이 늘 곁에 두고 처세의 지침으로 삼는 필독서가 둘 있다.하나는 중국의 역사를 정면에서 다룬 ‘자치통감’이고,다른 하나는 중국의 정치·외교·군사 등의 책략을 반면(反面)에서 다룬 ‘반경(反經)’이다.‘자치통감’이 통치자나 관료들의 학습서로 널리 알려진 반면 ‘반경’은 통치자가 은밀히 곁에 두고 이용할 뿐 이 책에 대해 직접 말하는 것은 회피했다고 한다.그것은 도덕적인 교훈보다는 현실의 난관을 극복하는 실제적인 책략이 가감 없이 기술돼 있기 때문이다.
당대(唐代)의 대학자요 은둔자인 조유가 쓴 경세(經世)의 바이블 ‘반경’(장순용 옮김,동아일보사 펴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책략을 날줄로 삼고,역사를 씨줄로 삼았다.”는 옮긴이의 표현처럼 중국 고대 요순시대부터 당의 역사까지 폭넓게 살핀다.권모술수가 얽혀 있는 정치의 변화에 대처하고 인재를 가려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두가지 측면에 역점을 뒀다.
이 책은유소의 ‘인물지’를 비롯,수십권의 경세서들을 인용하며 반면교사의 메시지를 전한다.
‘설원(說苑)’의 한 구절은 세상경영의 지혜를 이렇게 설파한다.“군자도 권모술수를 이용하지만 정의로운 일을 하기 위함이요,소인도 권모술수를 이용하지만 나쁜 일을 하기 위함이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에 이어 14억 중국인의 경영정신이 녹아 있는 ‘상경(商經)’,중국의 인재활용 경전인 ‘변경(辨經)’ 그리고 ‘반경’에 이르기까지 지금 독서시장에서는 동양의 경영서들이 약진하고 있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
2003-05-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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