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러고도 물류 중심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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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5-14 00:00
입력 2003-05-14 00:00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빚어진 부산항과 광양항의 물류마비 사태는 경제의 대동맥을 이루는 기간산업이자 21세기 국가전략산업이기도 한 물류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원자재 수급 및 수출품 운송 지연 등으로 야기된 당장의 산업피해가 막대하다.그러나 국가신인도와 국제적 이미지의 추락으로 동북아의 물류중심 국가로 부상한다는 정부의 21세기 미래비전이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된 것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미주·유럽과 아시아간의 화물 중계기지 역할을 하는 허브 항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그러나 이번 물류대란의 발생과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정부가 제시한 물류 중심국가 비전이 멀게만 느껴진다.부두와 컨테이너 야적장 등 눈에 보이는 인프라 시설만 번듯하게 짓는다고 해서 물류 중심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런 하드웨어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는 물류마비 사태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운송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이 이뤄져야한다고 본다.화주-운송회사-차주간에 현재 6∼7단계인 화물 중계시스템을 3∼4단계로 축소하고,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사업자 등록기준을 5대이상 보유에서 1대로 완화해 개인택시처럼 개인화물차 운행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개인화물차의 등록을 안 받아주니까 수탈적인 다단계 알선행위와 전근대적인 지입제가 판을 치는 것 아닌가.

당국은 화주가 지급하는 운임의 30∼40%가 알선수수료로 새나가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국가물류시스템을 혁신하지 않고 공권력 투입이라는 물리력에만 의존한다면 파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2003-05-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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