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참 스승
기자
수정 2003-04-24 00:00
입력 2003-04-24 00:00
그는 제자들과 함께 강의를 듣다가 궁금증이 생기면 서슴없이 “저 사람이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이지.”라고 묻곤 했다.
또 강의가 끝나면 제자들에게 “나는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제군들의 생각을 들려주게.”라며 제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한참 후에야 “아,이제 알겠어.”라며 무릎을 치곤 했다.하지만 이순간 누구도 보어의 이해도를 따르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교육계의 현실을 개탄한다.스승은 어린 제자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며 머리를 쩔레쩔레 흔든다.
제자들은 스승의 실력이 학원 강사에 미치지 못한다며 비아냥거린다.
스승들은 서로 편을 갈라 원수인 양 눈을 부라리고 있다.그러다 보니 반목과 불신은 더욱 깊어간다.
보어처럼 스스로 낮추되 주위에서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스승이 그립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04-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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