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사 성향 분석까지 보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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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12 00:00
입력 2003-04-12 00:00
청와대가 각 정부 부처에 공문을 보내 소관분야 언론보도 내용을 요약하고 기사의 성격을 ‘단순보도’‘긍정보도’‘건전비판’‘악의적 비판’‘오보’등 다섯 가지로 분류해 ‘일일보고서’형태로 제출토록 지시했다고 한다.우리는 이 지시가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노무현 대통령이 선언한 ‘오보와의 전쟁’이 ‘언론과의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정부의 공보담당부서는 국민이 알아야 할 정책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언론의 취재편의를 도우며 언론 등을 통해 조성되는 여론을 정책에 재반영하는 것이 주업무가 돼야 한다.정부가 이런 고유기능은 축소한 채,기사성향 분석이나 매일 보고하라는 것은 방향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여기에 청와대에서는 정책상황비서실과 국가안전보장회의,홍보·민정수석실이 행정 각 부처별로 기사분석 자료를 보고받아 취합하고 다시 홍보수석실을 거쳐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하니,청와대 및 행정 각 부서가 고유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된다.청와대가 제시한 기사의 분류법은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일 뿐만 아니라 분류행위의 저의도 의심스럽다.특히 언론 비판을 ‘건전 비판’‘악의적 비판’으로 재단한 것은 그 기준이 무엇인지,비판도 입맛에 맞게 해달라는 것인지 어리둥절할 뿐이다.언론 보도에 오보가 있다면 정정보도를 요구하거나 언론중재위 등을 통한 구제절차를 밟으면 된다.마음에 드는 기사,안 드는 기사까지 자의적으로 가리는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이다.명백한 오보 이외의 청와대 기사분석 지시는 철회돼야 한다.
2003-04-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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