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은 망향가/ 간호사 출신 在獨화가 송현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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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08 00:00
입력 2003-04-08 00:00
1970년대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줄줄이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독일에서 활동하는 화가 송현숙(51) 역시 간호사 양성소를 나와 독일로 건너가 30년 동안 살고 있는 전직 간호사다.간호사 생활 4년,학업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해 들어간 함부르크 미술대는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다.그리고 그는 마침내 추상화가로 입신했다.

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화랑에서 열리는 귀국전에선 작가의 이력만큼이나 색다른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이역만리에서 젊음을 다 보낸 만큼 그의 그림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개짐을 연상케 하는 빨랫줄 위의 하얀 천,의연히 앉아 있는 질박한 장독,멋스러운 태깔의 기와… 하나같이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스라한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것들이다.

작가는 물감에 달걀 노른자를 풀어 섞어 그리는 템페라화를 고집한다.템페라 화법은 빛을 거의 굴절시키지 않아 유화보다 맑고 생생한 색을 내는 것이 특징.그의 작품은 제목 또한 특이하다.‘7획’ ‘1획 위에 7획’ 등 획수가 제목으로 등장한다.그는 실제로 획의 숫자만큼 ‘간단하게’ 붓질을 해 그린다. “작품이 단순할수록 더 강한 느낌을 준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림 외에 영화도 그의 영토다.그가 만든 자전적 기록영화 ‘내 마음은 조롱박’을 비롯,‘회귀’ ‘집은 어디에’ 등은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남편은 지난 97년에 출간된 ‘미륵’(학고재 펴냄)의 저자 요한 힐트만씨.전남대 교환교수로 한국에 왔을 때 화순 운주사 미륵불상을 보고 매료돼 이 책을 쓴 ‘한국통’이다.(02)720-1524.

김종면기자 jmkim@
2003-04-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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