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재수사 전망/ 안·염씨 계좌추적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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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08 00:00
입력 2003-04-08 00:00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 소환을 신호탄으로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미 진술을 확보한 김 전 회장 등을 재소환한 것은 본격 수사를 앞서 ‘워밍업’을 하는 격이다.이들을 조사한 뒤 검찰은 로비 대상으로 떠오른 안희정씨와 염동연씨의 계좌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99년 6~8월 경영상황 입증해야

‘돈은 받았으나 청탁은 없었다.’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받은 돈의 사용처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안씨와 염씨의 소환 조사는 빠르면 다음주 초쯤 이뤄지고 사법처리 여부도 이때쯤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회장의 로비 실체를 밝히기 위해 검찰은 우선 안씨와 염씨가 돈을 받은 99년 6∼8월을 전후한 시점에 나라종금의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정황을 입증해야 한다.

김 전 회장측은 당시 나라종금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어서 굳이 로비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어떤 대가나 보상을 바라고 준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나라종금은 97년 말 한차례 영업정지를 당한 뒤 2000년 1월에다시 영업정지됐다.김 전 회장이 돈을 건넨 시점은 99년 6∼8월이었다.따라서 안·염씨에게 돈을 건넨 것은 영업정지를 막기 위한 로비용이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다.그러나 로비를 했지만 영향력이 미치지 않아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

●“왜 안·염씨가 로비대상 됐나”

검찰은 로비가 있었다면 왜 그 대상이 안씨와 염씨였느냐는 부분도 설명해야 한다.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일개 국회의원이었고 안씨나 염씨 역시 보좌관이나 ‘민주당 관계자’에 불과한 상황이었다.상식적으로 이들이 로비대상이라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을 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안씨와 염씨도 청탁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굳이 노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인맥이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다.다만 검찰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얼마만큼의 진술을 얻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노대통령 연루 여부 밝혀내야

마지막으로는 검찰은 노 대통령의 연루 여부까지 밝혀내야 한다.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당시 국민회의 부총재직에 있었다는 점을 내세워 공세를 펴고 있다.

법원이 잇따라 유죄 판결을 내리고 있는 포괄적 뇌물죄를 염두에 둔 주장이다.검찰은 수사 재개에 대해 ‘국민적 의혹 해소’라는 명분을 내건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결론도 수사결과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수사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
2003-04-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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