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연기성명 부적절”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재계에 일침
수정 2003-04-05 00:00
입력 2003-04-05 00:00
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강유식 ㈜LG대표이사 부회장,민충식 SK 전무,정순원 현대자동차 기획본부장 등 4대 그룹의 구조본부장과 만나 공정위가 추진중인 대기업 정책방향 등을 논의했다.
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정부와 재계는 서로를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며 “대화에 앞서 재계가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며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려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처음부터 직격탄을 맞은 그룹 구조본부장들의 얼굴은 일순 굳어졌다.
그러나 구조본부장들도 이에 질세라 “기업개혁의 목표는 효율성 제고”라며 “따라서 기업들이 이러한 목표를 위해 어떤 기업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는 자율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응수했다.또 정부의 개혁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최근 공정위가 추진중인 출자총액제한제 재개정 작업을 은근히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출자총액제한제 강화,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 도입 등 재벌개혁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관심이 집중됐던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져 재벌개혁을 둘러싼 앞으로의 험로(險路)를 예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2003-04-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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