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무산
수정 2003-04-01 00:00
입력 2003-04-01 00:00
강남구 재건축안전진단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2명의 위원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안전상 위험이 없어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반려는 자원 재활용과 아파트 값 억제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다른 아파트의 재건축에도 많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심의위,“위험없다.”
대학교수·전문가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안전진단심의위원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전성에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정밀안전진단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지난해 10월 “주민의 불편은 인정되나,단지 전체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때,정밀안전진단 대상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예비안전진단 신청이 반려되자 보충자료를 만들어 이번에 다시 신청했다.심의위는 그러나 지난 17일 유보결정을 내린데 이어 이날 안건을반려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서둘러 집단으로 안전진단을 요청한 것은 7월부터 재건축 관련법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심의위원 전원 사퇴
심의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더 이상 강남구의 심의를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은마아파트의 재건축 문제가 지나치게 불거지면서 소신있는 판단을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심의위원 전원은 심의 때마다 주민 등으로부터 숱한 압력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은마아파트 안전진단의 재차 반려와 심의위원 전원 사퇴사태는 강남지역의 다른 재건축 추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은마아파트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중층단지를 대표하며,시세형성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다.따라서 이번 반려는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거품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특히 개포동 주공 1·2·3·4단지와 시영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심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민반발 거셀 듯
실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주민들은 그동안 구청 항의방문,헌법소원 등을준비하며 재건축을 요구해왔다.실제 집단행동을 하기도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지은 지 24년이나 돼 주차장이 턱없이 모자란데다,수도배관이 낡아 녹물까지 나오는 불편 속에 살고 있다.
조덕현 송한수기자 hyoun@
2003-04-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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