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잇값
기자
수정 2003-03-28 00:00
입력 2003-03-28 00:00
지난 주말 한 모임에서의 일이다.육십대의 선배가 “왜 인사를 안 하느냐.”고 후배를 나무란다.‘오랜만이어서 잘 몰라 봤다.’며 사과하는 데도 막무가내로 하대를 하자 “나도 낼 모레면 쉰살”이라며 대거리를 한다.‘나이가 벼슬’인 양 서로 ‘나이 대접’을 해달라는 이 실랑이에서 ‘사오정’(사십오세 정년)이니 ‘오륙도’(오십육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니 하는,나이·서열·기수 파괴의 바람 앞에 불안해 하는 중장년층의 불편한 심사가 느껴졌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나이가 들수록 부끄러움을 알고,‘나잇값’ 하게 하는 어른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다는 ‘아기철학자’ 시리즈가 생각난다.“산다는 건 뭘까.나도 곧 7살이 되는데.우리 나잇값 좀 하고 살자.”
김인철 논설위원
2003-03-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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