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사기록만 들추는 재판 지양해야
수정 2003-03-25 00:00
입력 2003-03-25 00:00
민사에서 형사 재판의 가해자 누명을 벗은 트럭 운전사는 수사 기관의 조사에서 자신의 설명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그게 사실이라면 법정도 마찬가지였다는 얘기다.때마침 대법원은 지금의 형사 재판 방식을 전면 개혁하기로 했다고 한다.책상을 탕탕 쳐가며 수사 기관에서 작성한 조서 내용에 ‘예’,‘아니요’만 답변하라는 식의 재판을 추방하겠다는 것이다.미국 재판정처럼 판사가 피고인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인들도 본대로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수사 기록 위주의 재판 방식은 일제의 산물이라고 한다.우리말을 모르는 일본 판사가 통역을 피하는 편법이었다는 것이다.법원이 이제야 일제의 먼지를 털기 시작한 셈이다.현실적인 시간 제약으로 미국 재판정 같은 공판 운영은 아직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합의부의 경우 사건마다 배당 시간을 21분에서 55분으로 늘렸다고 한다.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대법원의 정확한 현실 인식과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03-03-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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