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문라이트 마일’ - 딸 죽자 함께살던 사윗감에 애인 생겨…
수정 2003-03-21 00:00
입력 2003-03-21 00:00
결혼식을 앞둔 딸이 사고사하자 부부는,딸이 사랑했던 남자 조와 한동안 함께 지내며 그를 위안삼으려 한다.그러나 슬픔을 참고 있던 부부에게 다른 여자와 가까워지는 조의 모습은 감당하기 어려운 배신으로 다가온다.행방불명된 남자를 3년째 기다리는 새 여자친구에게서 조는 동병상련을 넘어 사랑의 감정을 느껴간다.
붙박이 정물 같던 가족이 떠난 뒤 남은 사람들의 ‘관계’가 새삼 객관화되는 이야기는 처음엔 냉정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영화는 갈수록 온도를 더해가는 난로 같다.떠나간 사람을 정리하고 잊어가는 과정에는 체념,분노,화해,희망 등 다양한 색깔의 감정들이 날개를 폈다 접기를 반복한다.가족애에 초점을 맞출 듯하던 영화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주제어는 그 모든 감정들의 우위개념,‘사랑’이다.사람의 관계에 윤활유가 되는 건 오직 사랑뿐이라고.지나치게 사소한 감정표현과 대사,느린 진행이 흠.
황수정기자
2003-03-21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