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이라크 공격은 인류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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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3-21 00:00
입력 2003-03-21 00:00
미국의 대대적인 이라크 공격이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유엔의 승인도 못 받고 프랑스·독일 등 유럽 우방들의 지지도 못 받은 명분 없는 전쟁이다.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하는 것은 오로지 미국의 오만한 힘과 논리뿐이다.미국의 일방적인 힘의 논리에 의한 이라크 전쟁은 참혹한 인명피해를 가져오고 국제 평화를 무너뜨리는 인류의 슬픔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의 무장해제와 후세인 독재체제에 억압받는 이라크인들을 해방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전쟁은 가장 소중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기 때문에 미화될 수 없다.미국의 공격으로 수많은 무고한 이라크인들의 생명이 희생되는 것은 얼마나 참혹한 비극인가.미국은 민간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병원·학교·주택 등 민간인 시설에 대한 공습을 피해야 한다.



미국은 인간방패들이 있는 발전소·정수시설·식량창고·정유시설 등에 대한 공습도 자제해야 한다.목숨을 바쳐 세계 평화를 지키겠다는 인간방패들의 숭고한 뜻이 미군 공격에 희생되는 참극은 없어야한다.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부상·기아 등으로 고통받을 수백만명의 이라크인들을 위한 식량·의료지원 등 적극적인 구호에 나서야 한다.난민에 대한 국제적 지원도 필요하다.요르단·이란·쿠웨이트·터키 등 주변국으로 피신하는 난민들이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북부에 사는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에 대한 보호대책도 필요하다.쿠르드족들은 1991년 걸프전 때도 큰 피해를 입었다.이라크 전쟁에서 생·화학무기가 사용돼서는 안 되며 이스라엘과 아랍이 싸우는 중동전쟁으로 비화돼서도 안 된다.이라크에 있는 수많은 세계적인 문화유산들도 보호되어야 한다.미국이 문화유산을 공격하면 문화적 대학살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 폭등과 주가 폭락으로 세계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신속하게 끝내 세계경제의 불안을 없애고,가장 우려되는 무고한 생명의 희생도 크게 줄여야 할 것이다.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전략의 위험성을 알리는 21세기의 비극이다.
2003-03-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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