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화장관의 쓴소리,’대구지하철 참사의 저변엔 무책임·무사안일주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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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3-17 00:00
입력 2003-03-17 00:00
이창동 문화부 장관은 홈페이지에서 “장관실 앞에만 깔려 있는 붉은 카펫,장관 앞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직원들,고시에 합격한 사무관 비서가 장관의 차 문을 열어주는 것,장관에게 허리를 90도로 꺾고 절하는 모습을 보며 좀 실례되는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일반사회와 격리돼 있는 ‘조폭문화’를 연상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관료주의’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그는 대구 지하철참사와 관련,관료주의의 거대한 성(城)을 묘사한 카프카를 인용하면서 “사건의 원인으로 성격이상자의 우발 범죄·안전불감증·재난시스템의 부재 등을 말하지만,주범은 아무도 책임지거나 판단하지 않는,무사안일 속에 숨는 ‘관료주의’였다.”고 말했다.이 장관은 “청와대와 행정부 등 의사소통의 사회적 기능을 맡은 공적 조직은 권위·관료주의에 눌려 마비·왜곡되었다.”며 “대구 참사의 ‘흐릿한’ 익명의 가해자들 중에 ‘나’도 끼어 있다는 사실을 공무원은 자인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그는 “공직자들이 사회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수기자
2003-03-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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