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사 후폭풍 산하기관·단체 ‘술렁’
수정 2003-03-11 00:00
입력 2003-03-11 00:00
참여정부의 장·차관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정부 산하기관 및 관련 단체들이 술렁이고 있다.장·차관에 이어 1,2급 등 후속인사가 이뤄지면 옷벗는 사람들이 대거 내려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명예퇴직을 앞둔 일부 공직자 중에는 투자기관이나 산하단체 가운데 이른바 ‘물좋은 자리’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례도 있다.전·현직간에 ‘더 하겠다.’ ‘안 된다.’식으로 싸우는 모습도 눈에 띈다.이에 대해 산하기관들은 “또 공무원 인사의 후폭풍에 시달려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낙하산으로 내려와 아무 일 없이 자리보전을 하다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그래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인사관행이 타파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철저히 경쟁력을 갖춘 인물 위주로 산하기관 장(長)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
행자부에는 ‘공무원관리공단’,‘한국지방재정공제회’ 등 12개의 산하기관이 있으나 공석인 곳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과 대한지방행정공제회장 등 2곳뿐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조영택 전 차관과 김범일 전 산림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주현(13회) 차관과 행시 동기인 김지순 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은 신설 중인 재난관리청장을 겨냥하고 있다.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장을 놓고서는 박명재(16회) 기획관리실장과 박상홍(14회) 소청심사위원이 경합 중이다.조기안(14회) 당 전문위원도 소청심사위원장으로 직행하려 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박 실장이 소청심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행시 선배 기수들은 산하기관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김지순 본부장이 재난관리청장으로 가지 못하면 자리다툼은 더욱 심해진다.
●정보통신부
정통부 산하 기관장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낙하산’이 크게 문제가 안 돼 왔다.그러나 정보기술(IT)이 국가경제의 동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일부 요직은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우선 ‘낙하산’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는 곳은 정보통신 기금을 업체에 지원하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전창오 원장의 임기가 만료돼 현재 공석이다.1,2급 관리로 채워질 수 있으나 통상 외부인사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낙하산’이 예상된다.아직 거론되는 인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의 두뇌역할을 하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7일 선임 예정이었으나 차관 인사 등으로 미뤄졌다.윤창번 현 원장과 대선 때 노무현 캠프 IT정책 브레인 역할을 했던 이주헌 한국외대 교수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자리는 1급 등 후속 인사 때 정통부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
건설교통부의 산하기관이나 단체는 모두 54개다.이 가운데 퇴직자가 갈 만한 자리는 대략 20개쯤 된다.게다가 차관급 인사에서 서열이 비교적 존중돼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산하단체의 반발이 심해 자리 마련이 쉽지 않다.만약에 물러나는 고위직이 많았으면 곤욕을 치렀을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건설공제조합의 경우 지난해 H국장을 전무로 보내려 했으나 노조 등이 반발,4개월째 임명하지 못하고 대치(?) 중이다.
최근 정기총회가 끝난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경우는 건교부가 인사에 대비,내심 자리를 비워주기를 원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이원도 이사장을 세번째로 연임시켰다.
추병직 전 차관은 토지공사·주택공사 사장설,총선 출마설이 교차한다.손학래 전 철도청장은 도로공사 사장설이 나돈다.또 국·실장급에서 옷을 벗는 사람이 나오면 대한건설협회나 공제조합 이사장 자리로 가야 하는데 모두 임기가 만료되지 않아 고민 중이다.
일부 산하단체 관계자는 “전·현직 간에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우도 있다.”면서 “예전처럼 내정되면 그대로 임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환경부 산하단체로는 환경관리공단,수도권매립지공사,자원재생공사,국립공원관리공단 등 4곳이다.총무과는 산하단체장의 경우 임기를 보장하는 것인지 또는 일괄사표를 내야 되는 것인지 지침이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4개 산하단체 연합노조측은 “업무수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한 단체장들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관례상 이해되지 않는 낙하산식 인사는 용납하지 않고 저지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재정경제부
김광림(행시 14회) 차관이 입각함에 따라 10여명에 이르는 14∼16회의 거취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그러나 산하기관의 자리는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한국은행 감사(5월 임기 만료)뿐이다.관세청장으로 떠난 김용덕 국제업무정책관 자리까지 합치면 고작 두 자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경부는 가능하면 본부내 인사를 최소화하고,해외 근무 또는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들어온 고참 간부 등을 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청와대 국정과제 담당인 동북아팀장(1급),국무조정실 경제보좌관(1급) 등 두 자리에 재경부 고참 간부를 보내느냐 여부가 관건이다.본부 실·국장과 기획예산처 등 경제 관련 부처간의 수평인사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산하기관이 국민연금관리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3개이다.그러나 이번에 물러난 신언항 전 차관도 자리를 못잡는 등 복지부 출신 인사들이 유관기관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자원부
윤진식 장관이 행시 12회,유창무 중소기업청장이 13회,김칠두차관이 14회여서 13,14회의 거취가 관심사다.하명근(13회) 무역위 상임위원과 김재현(14회) 무역투자실장,김동원(14회) 자원정책실장은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야 할 처지이지만 자리가 마땅치 않다.과거에는 1급 출신들이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전 자회사인 한전기공·한국전력기술 등의 기관장으로 내려갔다.
●농림부
농림부는 17회 김정호 차관이 발탁 승진했지만 선배기수가 없어 행시 동기인 손정수 기획관리실장과 한 기수 아래인 소만호 농업정책국장 등의 연쇄 승진이 예상돼 큰 부담이 없는 형편이다.
부처종합
2003-03-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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