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 논의 엇박자 해소하라
수정 2003-03-08 00:00
입력 2003-03-08 00:00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6일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 철수 또는 재배치 문제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럼즈펠드의 발언은 한국내 기지이전의 차원을 넘어,철수까지 검토 중임을 처음으로 내비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그러나 그는 고건 총리가 허버드 주한 미 대사에게 제시한 3대 원칙,즉 미군의 전쟁억지력 저하 반대,유사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trip-wire) 유지,북핵 처리 후 주한미군 논의 등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대신 “한국의 새 대통령이 우리 관계의 균형과 우리 병력구조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이는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같은 날 ‘용산기지 이전은 한국인들의 희망에 따른 것’이라고 한 발언과 일맥상통한다.하지만 1969년 닉슨 독트린 이후 주한미군 7사단이 철수한 뒤 감축논의가 계속돼 왔고,최근에는 전세계적인 미군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문제가 다뤄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 양국이 서로 오해 없고,한·미동맹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특히 미국이 ‘정찰기 사건’이후 서태평양 괌기지에 공격임무를 띤 폭격기 24대를 증파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재배치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2003-03-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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