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 법정관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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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3-04 00:00
입력 2003-03-04 00:00
국내 3위의 초고속인터넷업체인 두루넷이 대주주인 삼보컴퓨터와 데이콤간의 매각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3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조치로 두루넷은 회사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한편 여유를 갖고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그러나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두루넷 가입자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되면서 두루넷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정관리 왜 신청했나

두루넷 관계자는 “2001년 말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부채규모를 절반이하로 줄이는 등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전체 차입금 중 절반가량이 올해 만기가 도래해 부득이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기관에 의뢰해 기업가치를 평가한 결과,기업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두루넷은 2년여전부터 감당하기 힘든 부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와 최근들어 법정관리가 예견돼 왔다.

이 와중에 KT에 이은 유선통신분야 ‘2강’을 노리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서로를 곁눈질하며 두루넷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루넷 인수는 하나로통신이 먼저 입질을 했다.하나로통신은 지난해 12월 말 두루넷 지분 71.95%(1259억원)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했으나 실사 과정에서 계약을 포기했다.데이콤도 하나로통신에 이어 인수협상에 나섰으나 같은 이유로 포기했다.

이에 대해 데이콤측은 “두루넷 인수를 대비해 산업은행과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두루넷측이 채무조정이 매듭지어지기 전에 자금압박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두루넷의 앞날은

두루넷은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감으로써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할 전망이다.특히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이미지 선점 효과가 큰 통신서비스 시장의 특성상 고객서비스 부문이 위축되고 신규 사업이 위축될 경우 두루넷의 가입자 기반은 급속히 허물어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초고속인터넷분야는 KT와 하나로통신의 양강 구도로 재편돼 하나로통신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통신 3강’을 지향하는 LG도 시장이 커진 하나로통신의 인수·합병에 매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LG는 하나로통신의 최대 주주이지만 하나로통신은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한편 삼보컴퓨터측은 “두루넷 문제가 결정돼 속시원하다.”는 반응이다.

관계자는 “두루넷에 투자한 투자자산 전액을 지분법 평가손실로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에 앞으로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손실은 없을 것”이라면서 “부실한 계열회사로 인한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hong@
2003-03-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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