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참여 돋보이는 열린 신문
기자
수정 2003-02-18 00:00
입력 2003-02-18 00:00
또다시 광화문에는 수백개의 촛불이 어둠을 밝혔다.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추모와 소파개정을 요구하며 시작됐던 촛불시위는 이젠 한 발 더 나아가 반전,평화를 외치며 8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추운 겨울,광화문 일대를 수만의 촛불로 환하게 밝힌 촛불시위는 참여의 위력을 여과없이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요즘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참여’이다.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직접 체험해볼 수 있고,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자리잡은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기를 원한다.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공간에서야 에너지를 얻으며 그것들을 발전시켜 나간다.작은 공연 하나라도 단순히 ‘보는’것만이 아닌 내가 주인공이 돼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찾는다.참여 욕구는 사이버 상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논객’이 되어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피력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의견들을 모아놓은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노사모’ 역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이러한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듯 오는 25일 새롭게 탄생할 정권의 모토 역시 ‘참여정부’라 한다.이 시대 국민들의 참여 욕구가 얼마나 높은지,그리고 이를 보장하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에 따라 언론도 변화하고 있다. 대대적인 지면개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일부 언론들의 주요 변화내용 중에는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와 참여를 보장하는 여론면의 강화가 두드러진다.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대한매일은 오피니언면의 중요성을 미리 깨닫고 참여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한 대표적인 신문이라고 생각된다.
6면과 7면에 위치한 오피니언면은 대학생에서부터 일반인,각계 전문가,교수 등 여러 계층의 필진들이 대거 포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그야말로 열린 공간이다.또한 젊은이 광장,마당,인터넷스코프 등 요일별로 다르게 꾸려지는 칼럼은 기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신선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열려있는 공간,적극적인 참여의 장,바로 이것이 대한매일이 가진 경쟁력이 아닐까.
대한매일이 지닌 또 하나의 경쟁력은 깊이있는 기획이 많다는 점이다.연중기획인 ‘수평사회를 만들자’를 비롯해 클린 3D,지난주 연속 게재된 향락산업에 대한 기획은 기사 내용의 깊이는 물론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특히 ‘향락산업’관련기획은 단순 고발에서 벗어나 현장감이 느껴지는 탐사취재,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제기 및 분석,현실적인 대안제시 등을 5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키웠다고 판단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조로운 편집이 기사에 눈길을 가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다.특히 시각적이며 말랑말랑한 것들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이들에게 단조로운 편집은 심층적인 기획을 다소 고루하고 딱딱하게 느끼게 할 소지가 많다.기사의 내용은 전문적이고,심층적이되 좀더 시각화되고 눈에 띄는 획기적인 편집으로 좀 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대한매일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제 윤 아
2003-02-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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